5.31.2010

예비삼매

우리 마음은 바깥 사물들에 대해 수많은 생각과 느낌 의견들을 지어내고 그 의미들에 대해 궁금해 하며,



스스로 만족과 회의,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자유롭지 못한 까닭은 그렇게 인상지어진 마음의 내용들에 꽉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마음이 혼란에 빠진 이유를 바깥 대상으로만 투사하기 때문에



이 속박과 미혹의 혼란된 삶의 고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다.







붓다는 그것을 일컬어 윤회라고 부르고 인류가 그 미혹에서 빠져 나오는 길을 강력히 제시하였는데,



마음의 그물에서 벗어나 참 생명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했다.









어둠에서 빛으로, 속박에서 자유로, 미혹에서 지혜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어떤 힘이 이 수많은 유혹을 떨쳐버리고 우리의 마음을 해방시켜줄 수 있을까?



그것은 발심이다.







스스로 이 갈등과 미혹을 뚫고 참 삶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꿋꿋한 의지와 용기, 붓다는 이 발심의 힘을 사티라고 했다.







사티는 결심, 정신차림, 인내로 이루어지는데, 마음을 깨쳐가는 첫걸음은 발심이다.







어떤 유혹이 오더라도 분연히 끊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바로 이것이며,



마음을 깨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작용이 고뇌를 만들어냄을 여실히 자각하고 그 덫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발심이 되었으면 이제 대상에 묶여져 있던 나의 주시력을 내부로 거두어들이는 단계이다.



보통 우리의 의식은 집중이 되지 않으며 산란하고 산만하다.



한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일초도 쉬지 못하고 뛰어 다니기 때문에 에너지는 모두 소진되며,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주원인이다.







이런 산란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집중하고 외부에 고착된 생각을 풀어 자유롭게 만드는 과정이 마음을 닦는 수심이다.







수심은 대상으로부터의 자유를 그대에게 제공하며, 수심의 목적은 산란한 마음을 집중하고



고뇌에 고착된 주시력을 자유롭게 거두어들이는데 있다.







1. 두 손을 합장하여 가슴 앞에 차분히 모은다.







2. 가슴에 집중한 채 차분히 울려오는 느낌에 주의력을 모은다.



무엇을 느끼려고 애를 쓰지 않는다.



다만 주의력을 양손과 가슴에 모으기만 한다.



3. 고개를 좌우로 세 번씩 부드럽게 돌린다.







4. 반대방향으로 세 번 돌린다.







5. 두 손을 합장한 채 후후하고 길게 내쉰다.







6. 내쉴 때 마음 속의 모든 스트레스를 내뿜는다.



들이마실 때는 의지가 아니라 그냥 들어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호흡하되 주의력만 들숨에 집중한다.



이렇게 세 번 한다.







7.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화롭게 되었으면 이제 자기 앞에 있는 어떤 대상을 하나 집중의 대상으로 정하고,



그 대상의 한 지점에다 원을 그리고 그 원 밖을 눈 위로 약간 치켜 보듯 바라본다.



원 바깥을 보면서 이완한다. 이완이 되면 다시 원 안을 보면서 집중한다.



마음에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흘려 보내고 원 안에도 주시력을 고정한다.







8. 한참 지나면 의식은 아주 명료해지면서도 생각은 편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상태가 되면 그 대상에서 주시력을 거두어 자신의 호흡에다 맞춘다.



주의할 것은 호흡이 아니라 자신의 주시력을 가지런히 차분히 편안히 하는 데 있다.



정신이 더욱 명료해지고 차분해지면 자신의 마음 자체에 주시력을 일치시킨다.









이 방법은 아주 차분하면서도 강력한 집중력을 길러준다.



만일 당신이 마지막 단계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도달할 수 있다면



모든 생각이 일시에 떨어져 나가는 대자유, 초월의 경지로 진입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것이 바로 예비적 깨달음, 초입 삼매이다.



예비적 깨달음의 과정은 지관이라고 하는 정밀한 마음공부로 들어가게 된다.









발심과 수심 그리고 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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